비록 현장은 아니지만

큰 모니터 화면으로 바꾸고 나서의  현장감은 그대로 내 가슴을 뛰게한다

나는 미친놈처럼 컴퓨터 앞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를 꽥꽥 질러댄다

11..!!!!! 

11....!!!!

어라~

근데....

진짜 올라 오고 있다.

진짜네...

한 마리 제끼고....

세 마리 연속해서 제끼고....

그리고....

아직 200미터나 남았어..

바깥 주로라 앞에서 방해하는 말도 없다

이대로 가면 된다

될까..

될까.......

될 수가 있을까??

더 힘내라...제발...

150미터 남기고 두 마리 제끼고...

100미터 남기고 앞선 마 4마리중 두 마리를 ...

또 제낀다....

초조하다

엄지 손가락 손톱을 물어 뜯는다...

강남 콜 자가용이 양재역에서 신사역까지 신호등도 무시한 채 돌파하는 양 날라 오고 있다

그렇지..!!!

상상 할 수 없는 힘이다

상상 할 수 없는 돌파력이다

이제 50미터 남기고...!!!

남은 건 조 성곤 기수의 말 하나 뿐이다

한 마신 차이..

다시 반 마신 차이....

그리고 그리고...................

골인........

조성곤이냐....유 현명이냐....

코 끝 차이로 심의가 걸린 경주이다

결과는 5분이 지났는데도 뜨질 않고 있다

어제 이 한경주를 공부하기위해 1시간을 쏟아 부었다

지난 경주 동영상까지 전부 훑어 보았다

그리고 똥 마 11번마를 찾아 낸 것이다

시원하게 베팅 했다

11마번에...

복승식 5 –11 (10만원)

삼복승식 5 – 11 – 3 7 12 (5만원씩) 

쌍승식 11 - 5 (10만원) / 받치기 5 - 11 (5만원)

토탈 40만원 베팅

한국 경마는 10만원으로 베팅 금액이 정해져 있지만 사이트 경마에서는 제한이 없었다

복승과 삼복승은 무조건 맞았다

누가 되었든 간에 두 사람 모두 1착, 2착을 했으니 복승은 무조건 맞은 것이고

더불어 3번마가 3착을 했기 때문에 일단 삼복승까지는 빙고~

복승식 27.4배. 

삼복승식 22.3배

복승274만원 (10만원 베팅)_과  삼복승111만 5천원.(5만원 베팅)

일단 380만원 정도는 벌었다

이제 남은 것은 쌍승이다.

만약 유현명 기수가 1등 한다면  쌍승식 52배이고, 

단승식 인기도 1위였던 조성곤 기수가 이겼다면 24배이다

제발 유현명이 이겨줬으면...

제발..

제발...

드디어 결과가 나왔다

코 차이로 유현명 1등, 조성곤 2등

쌍승식 52배..!!!

결국 뒷심좋은 유현명기수의 11번마가

코 끝 차이로 이겼다

코 끝 차이...

520만원...!!!!!!!! (10만원 베팅했기때문에)

역시 난 한국 경마에 천재야...!!!!

274만원 + 111만 5천원 + 520만원 토탈 905만 5천원

나는 한 경주에 9백만원을 벌었다

이 짜릿한 기분 ...

아 눈물이 난다....

뭐라 형용 할 수 없는 이 기쁨....

세상을 다 얻은거 같은 기분...

정말 정말 잘했어...

아무나 붙잡고 막 자랑 하고 싶어...

내가 왜 이 마 번을 보았는지도 말해주고 싶고

왜 이 마 번이 올 수밖에 없었는가를 말해주고 싶고

어떻게 해서 이 마 번을 보게 되었는지

그것도 막 설명해주고 싶고....

흥분의 기쁨이 10분이 지났음에도 가셔지지 않는다

사이트 화면 나의 아이디 옆에는, 이번에 승리한 엄청난 금액이 눈에 띈다

9,055,000원.....

오늘 본 장 안 가길 정말 잘했다.

본 장에 갔으면 아마도 이렇게 따지 못했을 것이다

10만원 한정된 베팅으론 절대 이렇게 딸 수가 없다

물론 10만원 구매표로 여러 장 사는 방법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난 핸드폰으로만 베팅하는 습관이 있어서 구매표를 구입하지 않는다

구매표를 구입하면 간혹 이성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구매표를 사지 않는 이유도 있다

어쨌거나 

사이트 경마..

왜 이걸 이제 알았을까...

병수 형한테 전화 해야겠다

“형...!!!!!! 나 900만원 이겼어...!!! 유 현명이 똥 말로 대가리 쳤어....!!!!!

”진짜......?????  와 축하해...축하해~~~~“

”형 오늘은 내가 출근해야 하니까 주말에 제대로 술 한잔 쏜다 알았지..~~~!!! 형이 알려준 경마 사이트....진작에 내가 왜 몰랐을까 하하하하 고마워~~~!!!““

회사에서 근무하는 병수 형의 입장도 생각지 않고 나는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전화를 끊지 않는다

너무 기쁜 나머지 나의 외침은 볼륨 10단으로 올라 있었다

이제 또 누구한테 전화 할까...

이 기쁨을 누군가와 같이 나누고 싶은데

아....세상이 다 내 것이다

오늘은 경마를 더하고 싶어도 못할 듯하다

너무 기뻐서...

너무 기뻐서 그만 해야겠다

나 자신에게 칭찬 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 기쁜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나...

집은 아니다.

밖으로 나가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을 사 먹자..

그리고 나에게 선물을 하자..

그것이 뭘까

갑자기 압구정동 현대 백화점 명품관 구찌 가방이 생각났다

몇 달전 백화점에 잠시 들렀다가 아주 맘에 드는 가방을 본 적이 있다

가격은 350만원 정도...  

들었다가 조용히 눈치 보며 내려놓은 기억이 있다

그래 백화점으로 가자.

나 자신에게 오늘 한번 제대로 선물을 주는거야

백화점 가방은 그 자리 그대로, 움직임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주인님을 기다리듯 어여쁜 자태를 뽐내며

그래 지금 이 순간부터 내가 너의 주인이란다

어여쁜 내 새끼..내 가방...

근데...

근데 말이야...

주점 안 나가고... 경마 하는게 더 나을것 같은데... 

일 그만 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