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밤은 참으로 설렌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목요일 밤을 이렇듯 설레는 마음으로 살았던 적이 있었던가?

새벽 5시가 되어야 끝나는 주점의 일은, 일찍 문닫고 싶은 마음으로 절절하다

진우한테 말을 건다

“몇 시에 볼까”?“

‘형 잠 안자고 가면 피곤 할텐데 괜챦겠어....??”

“야 자슥아~ 지금 잠이 문제냐~ 글고 우리 인생에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불러오는 이때 당연히 한국마사회 부르심에 달려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하하하~~~ 형 너무 빠지지는 마~”

“알았어~~ 이길 수 있는 경주에만 베팅할거니까”

사실은 나는 모든 경주를 이길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다

선행마와 기승술이 좋은 기수... 

답은 이거였다

아침 9시에 나는 진우를 만났다

그리고 우리는 경마장을 향해 출발했다

“형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제주 경마랑 부산 경마를 하는 날이야”

“그래도 박태종은 나올거 아냐?”

“아니지 박태종 기수는 서울 기수니까 오늘은 출전 안 해”

“그래?“

왠지 살짝 불안...

부산과 제주 경주에도 유명한 기수는 있겠지 않을까?

박 태종 처럼

우리는 지난주와 다름없이 본 장 주차장을 도착 한다

오늘은 지난 일요일보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

부산과 제주 경주는 스크린으로만 보여주기 때문에 장외 발매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장외 발매소란, 직접 경기장에 가지 않더라도 베팅 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 현장 중계가 가능하게 만든 시설이다

아 그렇구나...그래서 한 경주 할 때마다 50억 정도씩 베팅이 되는구나

하긴 본 장에서만 그렇게 큰 금액이 베팅 되는 건 아니겠지

진우와 나는 지난주 일요일에 베팅했던 장소로 좌석표를 예매했다

사람이란 참 희한하다

다른 자리로 예매 할 법도 한데 꼭 같은 자리를 하고 싶어한다

왜냐면 지난번의 그 기운을 다시 이어가고 싶기 때문 아닐까 싶다

”진우야...오늘은 몇 경주가 소스 경주야?“

                                                          한국마사회에서 제공되는 출마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