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나한테 소스 보내 주는 형 내가 얘기했지? 그 형을 오늘 여기서 만나기로 했어”

“엇 진짜?? 그럼 그분이 던져주는 마 번만 베팅하면 되겠네..!!!”

매번 소스를 던져주는 사람을 오늘 만나기로 했다는 진우의 말에 흥분된다

오늘 소스 경주에는 크게 베팅해야지..

돈 담아갈 포대 자루라도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너무 많은 현금을 가지고 가려면 필요할 수도 있겠다 싶은 그런 기분도 잠시 느껴본다

진우는 핸드폰을 꺼내 든다

그리고 일명 소스 형에게 전화를 건다.

“안녕하세요 첨 뵙겠습니다”

10여분 지나 소스 형은 우리가 예매한 좌석 쪽으로 찾아왔다

소스 형이란 사람은 다른 사람과 다르게 말쑥한 차림이다

청바지에 깔끔한 운동화를 신고 있었고, 재킷을 걸친 경마장에서는 보기 힘든 차림새이다

“형 오늘 괜찮은 경주 있어요?”

진우가 소스 형에게 묻는다

“응 이따가 내가 알려줄게”

소스 형은 짧게 대답한다

대개의 모든 사람이 그렇듯 경마장에서는 기본적인 호구 조사식 인사는 생략한다

모두가 예상지 책에 몰두하고 배당판을 바라보는 것이 전부이다

진우도 그렇지만 소스 형도 예상지와 배당판을 주로 살펴본다

그러고는 예상지 책에 이러 저러한 곳에 표시를 해나간다

어떤 마 번에는 동그라미를 표시하고 어떤 마 번에는 엑스를 한다

그러고는 소스 형은 베팅을 시작한다

진우가 조심스레 소스 형에게 묻는다

“형 뭐가 갈 것 같아?"

“응 7번 마가 선행마인데... 기수를 보니까 신인 가수를 태웠네... 그리고 몸무게가 5킬로 빠졌고...15조 마방 건데... 이게 단승식 1위로 팔리네?”

“형 그 마 번을 축으로 놓고 살까?”

“글쎄.... 이번 경주는 잘 모르겠네... 잠시만...”

소스 형은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그리고 상대방의 얘기를 듣고 있다

아.... 전화로 소스를 받는가 보구나....

소스는 누구한테 받는 거지?

궁금하다...

전화를 끊은 소스 형은 말한다

“7번 마를 사지 말라고 하네... 그 마 번보다는 9번 마를 사라고 하는데??”

“아~ 그래요?”

진우는 소스 형에게 얘기를 듣고는 내게 말한다

“형 이번 경주는 9번 마를 놓고 사.!!”

“9번??”

복승식으로 사려면 2착하는 마번을 알아야 할 텐데

달랑 하나만 알려준다

“그리고 또 어떤 말을 사야 돼??"

나는 진우에게 재차 물었다

“음.... 단승식 1등 말은 후착으로 받쳐야 하고... 인기순위 3,4,5착을 또 받쳐서 사봐~”

9번 마를 놓고... 소스형이 비 추천한 7번 마에 3만 원을 산다

복승식 3.3배 

9-7은 저배당이다

그리고

9번 마를 놓고... 인기순위 3위, 4위, 5위 마 번을 산다

복승식 배당은 각각 7.8배, 12.4배, 18.9 배이다

그리고 나는  2만 원씩을 베팅한다

어느 것이 들어와도 최소 본전은 하는 셈이다

아니 큰 배당으로 들어오면 나는 몇 만원이라도 따는 셈이 된다

경주는 시작되었다

스타트가 울리면서 말들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쭉쭉 앞으로 나간다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기수들은 기승 싸움을 한다

역시나 소스 형이 별루라고 말했던 7번 마가 가장 늦게 출발한다

그리고 소스 형이 말해준 9번 마가 선행을 나간다

“와...!!! 9번 선행으로 나왔어..!!”

나는 진우에게 소리를 친다

진우 역시 9번을 샀기에 동시에 9번을 외쳐 된다

코너를 돌아

직선 주로 300미터를 남기고

9번 마는 여지없이 1등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이때 사람들의 함성이 커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7 7 7 7...!! 을 외쳐 된다

7번 마??

단승 1위이고... 아까 진우가 사지 말라고 했던 마 번 이었던 거 같은데...??

바깥쪽으로 갈색 헬멧이 마치 택시를 타고 올라오듯 솟구치며 올라온다

그러고는 순식간에 경기는 끝난다

7번과 9번의 승리

사지 말라던 7번 마 번이 1등을 하고, 인기도 2위였던 9번 마 번이 2등을 한다

인기도 1등 2등이었던 마 번들이 그냥 순서대로 들어온 경주이다

“에이~ 난 빼고 샀는데.... 저 배당이라서 안 들어 올 거라 생각해서....”

진우가 한마디 한다

“형은 7번 샀어?”

“응~ 나는 잘 몰라서 그냥 7번 샀지...7번이 인기도 1위니까~"

“잘했네~ 얼마 베팅 했는데??”

“응~ 전부 10만 원을 베팅했는데 9번 하고 7번은 3만 원 샀어”

“아 그래? 그럼 이번 경주는 복승 3.3배니까 형 본전 했네~”

3만원 베 팅히하고 본전

그리고 인기 순위 1위와 2위 마

경마 진짜 너무 쉽다...

최소한 본전은 하는 게임이다

“진우야 나 경마 잘하는 거 같아~ 하하하~ 최소한 본전은 하니까 말이야~~하하하”

나는 마치 경마의 지존이라도 된 듯 너스레를 떤다

진우는 단승식 1위를 빼고 샀기 때문에 10만 원을 잃었다고 한다

“형 돈 따거나 본전 했다고 계속 베팅하면 안 돼~ 고배당이 올 수도 있는 경주가 많으니까 소스 형이 주는 경주만 하자~”

진우의 당부가 맞다 싶었다

베팅은 돈을 따려고 하는 거지 본전 하려고 베팅하는것은 아니니까

2경주... 3경주... 4경주... 그냥 흘려보냈다

한 경주가 지나가려면 보통 4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베팅을 하지 않고 있으면 무료한 시간이다

하지만 나는 경마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베팅을 해서는 안되었다

“형 다음 경주 베팅하자~”

드디어 진우가 말을 꺼낸다

소스 형은 어디엔가 모를 전화를 받고 있다

진우가 소스 형에게 묻는다

“형 이번 경주는 몇 번을 가야 해요??”

“어~ 이번 경주는 11번 마를 가라고 하네~ 메인 경주라니까 크게 베팅해도 될 거 같아”

나는 11번이라는 마 번을 들었다

그러고는 이전과 같이 단승식 1위 2번 마 번과 함께 엮어서 베팅을 했다

복승식 11 - 2

크게..??

그래 10만 원을 한곳에 몽땅 다 걸자

12.8배...

128만 원을 벌 수 있다

베팅을 마치고 좌석으로 돌아오는 길에 진우는 내게 묻는다

“어느 마 번에 얼마 베팅했어?”

“응 나는 11번 하고 2번에 10만 원 단통으로 모두 다 걸었어~”

“와~ 형 대단하다 그거 들어오면 128만 원인데.!!”

단승식 1위 마 번은 거의 들어오던데?

11번 마 번이 들어온다고 하면 당연히 2번을 놓고 사야 하는 거 아닌가?

너무 쉬운 경마...

스타트...

                  과천 경마장 관람대 앞 배당 전광판

                   경마장 관람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