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의 경마 이야기 (9편) 소스의 불편한 진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수현 작성일22-10-21 18:23본문
게이트가 열리면서 선행으로 달려나가는 말은 모두 5섯 마리
뒤따라서 일명 선입이라고 말하는 말들이 3마리
후미에는 4마리
12마리가 코로 거품을 내 뿜는다
엉덩이를 힘껏 들어 올린 가수, 말의 안장에 납작 엎드린 기수, 말의 엉덩이에 채찍을 가하는 기수
기수 역시 각양각색으로 말 안장위에서 멋진 기승술을 뽐내고 있다
이 중에는 아주 놀랍게도 여자 기수도 있었다
바로 11번이 여자 기수가 탄 말이었다.
베팅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첨부터 알았다면 아마 11번이 아니고 다른 번호를 샀을지도 몰랐다
언 듯 누구라도 처음 경마를 시작할 때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여자 기수는 좀 약하지 않을까..’ 싶은...
선행마에는 11번과 2번이 있었다
다소 안심이다
이대로만 쭉 나간다면 이길 확률은 최소 70%는 된다
내가 베팅 한 2번 말은 단승식 1위 마 번이니까 믿는 거고
11번 여자 기수만 잘 들어오면 되는 경주이다
마지막 4코너를 돈다
2번 마는 마치 나 잡아봐라~ 하는 양 많은 차이로 앞서 나아가고 있고
그 뒤를 대 여섯 마리가 죽어라 쫓는다
3 5 7 8 11번 마...
이 순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오로지 달리는 마 번만 볼 뿐이다
어쩌면 이런 이유로 이 많은 사람들이 경마장을 찾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여행을 좋아한다
왜 일까?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옛말이 있듯 여행이란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것에도 의미가 있겠지만
집을 떠나면 어쨌거나 집보다는 힘들다
그런데 우리는 여행을 왜 떠나고 싶어 할까?
그것은 잊을 수 있고, 현실을 도피할 수 있는 공간적 여유를 뇌가 받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면 우리는 잠시 모든 일을 손에서 내려놓는다
그리고 또 다른 세상 속에서 즐김을 갖는다
그래서 여행은 좋다
달리는 말을 쳐다보며 우리는 그 1분여 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오로지 나의 추리로 계산된 내 마 번이 들어오길 학수고대 쳐다볼 뿐이다
나의 마음이 그러했고, 베팅 한 모든 베터들의 눈이 그러했다
50미터 남기고....
역시나 8번 마는 지쳤는가 뒤로 쳐지면서 3 5 7 11네 마리 싸움만 남았다
이미 앞서 달려 난간 2번 마를 제외하면 네 마리 중에서 11번 마만 들어오면 되는 것이다
여자 기수인데 될까....??
사람들의 함성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온다.. 온다...
5번 7번이 뒤로 쳐지면서... 3번과 11번... 올라오고 있다
11...... 3...
3....... 11...
앞서거니 뒤서거니...
골인...!!!!!
모르겠다....
둘 다 똑같이 들어왔다
3번마가 들어왔다면 나는 지는 게임이다
10만원을 모두 날린다
다른 경주는 결과가 바로 나왔는데... 결과가 나오는 시간이 한참이나 흐른듯하다
5분 뒤 안내 방송이 나온다
그리고 화면에는 레이저 영상이 뜬다
3번과 11번을 레이저로 비췄을 때 어느 것이 더 일찍 들어 왔는가를 비춰준다
11번이 코 차이로 이겼다...!!!!
3번을 베팅한 아쉬운 사람과 11번을 베팅한 사람들.... 환호와 아쉬움이 교차되는 순간이다
표정들도 다 가지각색이다
진짜....진짜....다행이도 여자 기수 11번이 코 차이로 들어왔다
여자 기수라고 잠시 업수이 여겼던 나는 다시 한번 여자 기수에게 놀람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128만 원을 벌었다
“와... 진짜 대단하네요 소스 올 때마다 기가 막히게 맞추네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하하하~`”
나는 일명 소스 형에게 크게 칭찬과 감사의 말을 한다
“근데.... 소스는 매 경주마다 받을 수는 없는 거예요?”
나는 어쩌면 멍청할지 모르는 질문을 던진다
“네 ~ 소스는 매 경주마다 있는 게 아니고, 하루에 서너 경주가 있어요...”
“아~ 그런 소스는 어디서 받는 거예요?”
궁금한 것을 참다 못한 나는 질문을 던진다
“아 그거요.. 김*석 예상가가 강력 추천하는 경주가 있는데 저는 그 예상가가 예상하는 강력 추천 경주만 하고 있어요..”
“네....????”
“그럼 소스라는 것이... 그 예상가분이 강력 추천하는 경주가..... 소스 경주였다고요??"
소스는 마방에서 말을 관리하는 관리사나 기수 또는 조교사, 마주로부터 나오는 게 아니고
예상가들의 추천 경주에서 나오는 마 번이 돌고 돌아
결국은... 소스라는 말이 만들어짐을 알게 되었다
'겨우 10cm 차이'
경주마는 코가 먼저 결승선에 닿아야 우승한다
경마의 묘미는 역시 경주 막판 벌어지는 대접전이다.
0.01초 차이로 우승마가 가려지고 이를 위해 비디오 판독까지 한다.
부산경남경마공원 관계자는 "경마에서 결승선의 도착 기준은 '코'"라고 했다.
A말의 신체 일부가 먼저 결승선에 도달했더라도 B말의 코가 결승선에 닿았다면
우승 트로피는 B말에게 돌아간다.
이는 전세계 경마 시행국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이다.
'코 차'라는 말이 널리 쓰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통상 경주마의 머리부터 엉덩이까지를 '1마신'이라고 한다.
거리로는 약 2.4m.
1, 2위의 차이가 적을수록 1마신→4분의 3마신→2분의 1마신→목차→머리 차→코 차로 구분된다.
코차는 보통 10㎝ 정도의 차이다.
지난해 부경경마공원에서 열린 786경주 중 배당률에 영향을 미치는 1위부터 3위까지의
코차 승부는 모두 58건이 나왔다.
이는 약 7.4%에 해당하는 수치로 매주 한 번 이상은 짜릿한 코 차 승부가 연출 된다는것이다
이 관계자는 "1초당 1,500프레임을 촬영할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승자를 가렸다"며
"첨단 기술의 힘을 빌려야 할 정도로 짜릿한 승부가 많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한다.
스포츠 한국 함태수기자 hts7@sphk.co.kr 기사입력 2013.02.21. 오전 10:48 최종수정 2013.02.21. 오후 06:33 기사원문
댓글목록
나무님의 댓글
나무 [VIP회원]이젠 경마를 조금 잘 알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